여러분은 책을 왜 읽으시나요?(전승범)


카리에르: 20년 아니면 25년 전 일이었어요. 어느 날 나는 오텔드빌(파리시청) 지하철역에서 전철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런데 플랫폼에는 벤치가 하나 있었고, 그 벤치에 한 남자가 대여섯 권의 책을 옆에 쌓아 놓고 앉아 있는 거에요. 
 그는 책을 읽고 있었죠. 전철들은 계속 지나갔어요. 하지만 그는 책 이외에 다른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듯 보였어요. 
 그런 그를 보게 된 나는 조금 더 거기 남아 있기로 마음먹었어요. 그가 흥미로웠기 때문이죠. 나는 결국 그에게 다가갔고, 우리 두 사람 사이에 대화가 시작 됐어요. 
 그는 설명하기를, 자기는 매일 아침 여덟 시 반에 거기 나와서 정오까지 있는대요. 정오가 되면 한 시간 동안 점심을 먹으러 나가 있는답니다. 그런 다음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와 저녁 여섯 시까지 벤치 위에 앉아 있는다는 거에요. 
 그는 나로서는 결코 잊을 수 없는 다음의 말로 결론짓더군요. 
 "나는 그저 읽어요. 다른 일은 해본 적이 없지요." 
 나는 그가 혼자 있게끔 떠나 왔어요. 내가 그의 시간을 뺐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죠. ....(후략)
(중략) 
에코: 내가 아이였을 때, 이웃에 사는 한 부인이 매년 성탄절 선물로 책을 한 권 주곤 했어요. 
 어느 날 그분이 내게 물었죠. 
 "움베르토야. 넌 이 책안에 있는 내용을 알려고 읽는 거니, 아님 그냥 읽는 게 좋아서 읽는 거니?" 
 나는 내가 읽는 내용에 항상 큰 흥미를 느끼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했어요. 나는 그저 읽는 게 좋아서 닥치는 대로 읽고 있었지요. 
 그건 내 유년기에 깨달은 가장 큰 진실 중의 하나였답니다! 
책의 우주(움베르토 에코, 장클로드 카리에르 대담, 열린책들 2011년),  [우리가 읽지 않은 모든 책들 ]중 발췌




 "여러분은 책을 왜 읽으시나요?"

 너무 막연한 질문이겠죠?

 이 질문에 대한 답 또한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 10명에게 물어보면 10개의 답이 나올 것이라 생각이 드네요.

 정해진 답도 없고 그렇다고, 어떤 의도를 담아하는 질문 이기에 더욱 더 답을 말해야 할 것 같아(만약 이런 심정이라면 당신은 학교에서 모범생이었을 확률이 높을듯하네요.) 막연 한 질문.

 다시한번 묻겠습니다. 

"여러분은 책을 왜 읽으시나요?"


 막연하고 뜬금없는 공격을 했으니, 당연히 같은 공격을 받아야 하겠죠?

 글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만큼 제 스스로 묻는 것이 오히려 더 적절할 것으로 보이네요.

 "나는 왜 책을 읽는가?"



 그럼 답하겠습니다.

 솔직히 "그냥"이 지금 제 상황에 가장 적합한 대답일 것 같습니다. 

 지난 2015년 한해 광화문 독서클럽(https://www.facebook.com/ghmbookclub/timeline)을 통해 읽은 책과 개인적인 취미에 따른 책을 합치면 16권 정도 되는 것 같은데요. 

 독서클럽을 통해 읽은 책을 제외하고 보면 개인적 취미가 일관된 방향성이 없다는 점에서 일관적이었네요.


 이렇듯 책을 읽으면서 '실용적 목적'이나 이유를 가지고 읽었다기 보다, "걍"읽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는다고 밥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분명 뭔가 있으니 계속적으로 독서라는 '행위'를 했겠지요?


 어쩌면 저는 예술적 행위의 연속선상에서 독서를 하고 있는것이 아닌가 싶네요.


 예술의 정의와 유용성은 예술가 마다 혹은 미학자 마다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겠지만, 저는 예술의 1차적 목적은 자기만족에 있다고 보는 쪽입니다.

 즉 예술은 뭔가 써먹으려고 하는 일이 아니란 거죠.

 1차적으로 자기 만족 혹은 자기 위로를 위해 한 행위가 후에 다른 독자(관객 혹은 청중)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2차적으로 새로운 의미를 일으키는 거죠.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2차적으로 의미가 발생할 때 예술이 유용성 즉 예술이 추구하는 목적이 확대되는 결과를 낳게된다고 생각합니다.



 '뭐여 갑자기 왜 설명충이 된 거여?'

 라며 스크롤 내리기를 꺼려하시는 분들을 위해, 제 대학 동기 중 유일하게 저와 말을 트고 지내는 '김수민'(실명을 거론해 미안하다!!!! - 고변의 심정으로)과 독서에 대해 대화한 내용으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김수민: "어이 이봐, 근데 당신은 왜 책을 읽는거야?"

 전승범: "응~ 브레인 섹스를 위해서"



 그럼 저 먼저 책을 왜 읽는지 나누었으니...

 이젠 여러분의 이야기를 해 주시죠.


 "여러분은 책을 왜 읽으시나요?"





 - 첨족 1. -

 저는 글을 잘 쓰는 편이 아니라 제 생각을 충분히 전달 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독서 더 나아가 문학을 바라보는 이런 시각도 있다는 것을 소개하고 싶네요.
(맞습니다. 그분이 가진 권위를 빌어 저에게 쏟아지는 비판을 어느정도 회피하고 싶은 의도가 있습니다. ^^)


 그래서 첨족으로 책 한권을 소개하고 마칠까 합니다.

 바로 김현의 한국문학위 위상입니다.(알라딘 링크교보문고 링크)

 

  - 타인의 글을 함부로 옮겨오는 것에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지만, 한국 문학의 위상에 대해 좋은 글이 있어 함께 공유합니다.(개츠비의 독서일기 - 김현 <한국 문학의 위상> - 문학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 첨족 2. -

 이 블로그는 독서클럽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개인적인 의견이 게시되는 경우 제목에 작성자의 이름이나 닉네임을 쓰는 것이 맞는 것 같아 부득불 이름을 썼습니다. 다른 클럽 멤버들은 닉 혹은 필요시 비공개로 하셔도 무관할 듯 합니다.

댓글

  1. 책을 왜 읽는가?라니 왜사는가?와 같은 어려운 질문이군요 ㅎㅎㅎ

    많은 경우에 책 자체와 연관된 경우겠지만, 때론 책 그자체와는 그다지 상관없는 이유 일 수도 있는거 같습니다.

    이 책이 누군의 추천을 받았기 때문에 혹은 누군가로 부터 선물을 받았을 때 일때도 있더라구요.
    그러니까 책 자체의 의미 혹은 책을 읽는 나의 의지보다는 그 책의 주변적 의미때문에 책을 읽기도 하는거 같습니다.(써놓고보니 교과서도 그런 책이네요!ㅜ)

    재밌는거는 그런 동기 덕분인지 정말 재미없는 책도 혹은 정말 재밌는책도 주변의 의미덕에 전혀 다르게 기억되기도 합니다.

    그냥 이런 이유도 있다구요 ㅎㅎㅎ

    답글삭제
  2. @Kim Hyun Gyo

    제가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도 "독서는 궁극적으로 예술이 가지는 커뮤니케이션 과정의 다른 발현이다."라는 것을 다소 나이브하게 써 내려갔었습니다.

    결국 Kim Hyun Gyo님이 언급하신 것 처럼, 주변의 의미(문맥, Context)가 첨가되면서 말하려는자(예술가)와 듣는자(관객) 그리고 매개체인 책과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지며 하나의 의미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
    (다만 책의 경우 말하려는 자와 듣는자가 저자와 독자 혹은 독자와 독자가 될 수 있다고 보네요. 저자와 독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는 플라톤적인, 독자와 독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아리스토텔레스 적인 접근이라고 주장하고 싶습니다.)

    다만 예술적 행위가 추구하는 것 처럼 1차적으로 행위자의 카타르시스를 목표로 하고 그 부분에 대해 솔직하고 싶었습니다.


    글에서 최대한 현학적으로 보이고 싶어하는 후까시(?)를 빼고 말하고 싶었지만 결국 댓글에서 우주로 가네요. ㅋㅋㅋ

    답글삭제

댓글 쓰기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소설이 필요할 때(전승범)

광화문 독서클럽 2016년 12번째 모임 공지

4월 독서모임 도서, 인간은 필요없다(김희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