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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책을 왜 읽으시나요?(전승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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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에르: 20년 아니면 25년 전 일이었어요. 어느 날 나는 오텔드빌(파리시청) 지하철역에서 전철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런데 플랫폼에는 벤치가 하나 있었고, 그 벤치에 한 남자가 대여섯 권의 책을 옆에 쌓아 놓고 앉아 있는 거에요.    그는 책을 읽고 있었죠. 전철들은 계속 지나갔어요. 하지만 그는 책 이외에 다른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듯 보였어요.    그런 그를 보게 된 나는 조금 더 거기 남아 있기로 마음먹었어요. 그가 흥미로웠기 때문이죠. 나는 결국 그에게 다가갔고, 우리 두 사람 사이에 대화가 시작 됐어요.    그는 설명하기를, 자기는 매일 아침 여덟 시 반에 거기 나와서 정오까지 있는대요. 정오가 되면 한 시간 동안 점심을 먹으러 나가 있는답니다. 그런 다음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와 저녁 여섯 시까지 벤치 위에 앉아 있는다는 거에요.    그는 나로서는 결코 잊을 수 없는 다음의 말로 결론짓더군요.    "나는 그저 읽어요. 다른 일은 해본 적이 없지요."    나는 그가 혼자 있게끔 떠나 왔어요. 내가 그의 시간을 뺐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죠. ....(후략) (중략)   에코: 내가 아이였을 때, 이웃에 사는 한 부인이 매년 성탄절 선물로 책을 한 권 주곤 했어요.    어느 날 그분이 내게 물었죠.    "움베르토야. 넌 이 책안에 있는 내용을 알려고 읽는 거니, 아님 그냥 읽는 게 좋아서 읽는 거니?"    나는 내가 읽는 내용에 항상 큰 흥미를 느끼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했어요. 나는 그저 읽는 게 좋아서 닥치는 대로 읽고 있었지요.    그건 내 유년기에 깨달은 가장 큰 진실 중의 하나였답니다!   책의 우주(움베르토 에코, 장클로드 카리에르 대...